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하면 ‘일석삼조’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간병비급여화 토론회
환자 부담 경감+서비스 질 개선+일자리 6만개 창출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고 당시 병실에 간병인이 있었다면 노인 환자들의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에 공감한다. 요양병원은 간병인의 역할이 중요하고, 환자들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간병비 급여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은영 이사의 말이다.
요양병원 입원환자들의 간병비 부담을 덜고, 간병의 질 개선,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서는 급성기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처럼 간병비를 급여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재정 악화 등을 우려해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가 주최하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명수 위원장이 주관한 ‘요양병원 간병비 부담 해결을 위한 요양병원형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방안 모색 토론회’가 20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고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순구 교수는 발제를 통해 요양병원형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명 교수는 요양병원 간병비를 급여화해야 하는 3가지 이유를 꼽았다.
급여화를 통해 환자 개인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킬 필요가 있고, 간병서비스 질에 대한 제도적 관리가 필요하며, 입원환자들의 안전과 존엄케어를 위해 간병서비스의 안정화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명 교수는 “간병비가 부담되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간병비가 저렴한 곳을 찾아 요양병원을 옮겨 다닐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환자 유치를 위해 낮은 요양비를 제시하는 요양병원들은 최소한의 간병인을 두게 돼 환자들의 안전이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명 교수는 요양병원 간병비를 급여화하기 위해서는 요양병원의 본질적 기능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문했다.
요양시설은 ‘요양’, 요양병원은 ‘의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의료필요도에 따라 요양병원 입원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명 교수의 설명이다.
간병비 급여화 모델과 관련, 명 교수는 “만성질환자가 대부분이고, 질병치료보다는 일상 수발이 주된 업무인 요양병원에서는 급성기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모델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명 교수는 “요양병원 간병인력 실태와 노인환자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간병업무를 전담 수행할 별도인력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모델의 인적 구성으로 편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요양보호사를 필수 배치한다면 별도의 간호인력을 추가하는데 따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이윤환 기획위원장은 요양병원형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해 간병비를 급여화하면 치매국가책임제를 달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 6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 위원장은 “장성 요양병원 화재사고 당시 24분 만에 화재가 진압됐음에도 21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한 것은 50여명의 환자 곁에 간병사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는 “전국의 요양병원에는 수 만명의 간병사들이 일하고 있지만 제도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해 열악한 근무환경에 노출돼 있다”며 “간병비를 급여화해 국가가 환자 당 필요한 요양보호사의 수, 급여 등을 제도화한다면 6만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손덕현 수석부회장은 “노인환자는 질 높은 의료와 간병서비스를 요구하고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26일 춘계세미나에서 ‘요양병원 노인 권리 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인데, 노인환자들의 9대 권리 중 하나로 ‘간병서비스를 요구하고, 제공받을 권리’를 명시한다.
손 수석부회장은 “장성 요양병원 방화사건, 신체구속, 수면제를 먹여 재우는 병원 등 요양병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생긴 근본 원인은 간병비가 비급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환자단체는 간병비 급여화에 동의를 표시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은영 이사는 “요양병원 입원환자들의 간병비 본인부담이 커 서비스 이용자 입장에서 급여화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 “간병 서비스의 질과 인력이 담보되고, 본인부담을 50% 수준에서 정한다면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난색을 표시했다.
복지부 정윤순 보험정책과장은 토론자로 나서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면서 최근 보험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검토한다면 재정 여건, 국민들의 보험료 부당 등도 고려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자 이윤환 기획위원장은 “대학병원 1인실, 2인실을 왜 급여화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돈이 없어 간병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게 더 급하다”고 반박했다.
전주 효사랑가족요양병원 김정연 원장은 “급성기병원은 상급병실료까지 보험급여화하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는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면서 “모든 환자가 아니라 중증환자만이라도 급여화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